바리바리 싸들고 서울로 왔다.
6일간의 휴가라서.
오랜만에 짐을 많이 꾸리고 옷도 아무거나 집히는대로 입고왔더니. 게다가 아무도 들고다니지 않고 있는 장우산을 휘저으며 고속버스에서 부시시 내렸더니...
아- 여행자가 된 느낌이다.
어릴적 어른들이 꼬마아이인 날 무릎팍에 앉혀놓고는 농담을 하셨더랬다.
'영광아 인생이 뭐니?'
'...'
'인생은 나그네길이란다. 하하하. '
뒤돌아보건대 당시 그 어른들은(한두분이 아니었다) 내가 그 말을 못알아 들으리라 생각하시고는 너탈웃음을 지으셨던 것일께다.
하지만 그 중 어떤 분들보다 당시의 어린 내가 오히려 저 말뜻을 더 잘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조금은 건방진 생각이 든다.
몇번째 이사인 건지...
헤아리기도 귀찮아졌다.
그런데.
귀찮다. 힘들다. 안정되고싶다.와 같은 말이 내 입밖으로 나오기 전.
알아버렸다.
짐싸들고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그 어디에서도 머물수있지만 그 어디도 집같지 않은 느낌.
그 느낌이 익숙해져 버렸다는 사실을 말이다.
귓가엔 Jack Johnson 의 경쾌한 어쿠스틱 기타 퉁퉁거림이 울리고 있었는데.
여행자의 느낌 속에 스며들기 딱이었다.
갑자기 신났다.
그리고 동시에 우울해졌다.
강릉도 좋고. 서울도 좋고. 부산도 좋고. 상해도 좋다.
근데 집은 아니다.
그냥 앞으로도 이런 마음으로 살 것 같다.
내 집은 이 곳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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